[프로야구] 심판 4명이 보크를 못보다니… 9경기 출장정지 징계
입력 2011-06-09 18:46
심판의 오심이 열기를 더해가는 프로야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8일 한화는 LG에 황당한 패배를 당했다. 한화는 5-6으로 뒤진 9회 초 결정적인 동점 찬스를 맞았다. 2사 이후 주자를 3루에 두고 타석에는 이대수가 서 있었다. LG 마무리 임찬규가 6구째를 던지려다 주춤한 사이 3루 주자 정원석이 기습적으로 홈스틸을 시도했고, 포수 조인성은 급히 일어선 채 공을 받아 정원석을 태그했다. 심판은 정원석의 아웃을 선언하며 경기를 종료시켰지만 한화 벤치와 관중들이 술렁였다.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한화 코칭스태프는 모두 그라운드로 나와 임찬규의 보크를 지적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임찬규가 오른발이 풀리면서 투구가 아닌 홈송구 형태로 공을 던졌다는 것이다.
야구규칙 8.05(a)에 따르면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투구와 관련된 동작을 일으키다가 투구를 중지했을 경우를 보크로 규정하고 있다. TV 중계 화면에 임찬규의 보크가 명확히 드러났고, 홈스틸 상황에서 포수 조인성의 태그도 애매했던 상황이었지만 심판진은 이를 무시하고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한화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만약 이날 경기를 이겼을 경우 한화는 단독 6위로 올라가고, LG는 3위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를 비롯한 야구 커뮤니티에는 심판의 오심 논란에 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같은 심판의 오심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심판에 따라 달라지는 스트라이크 존을 두고 한동안 시비가 일기도 했다. 또 오심이 일어날 때마다 이에 대처하는 심판들의 태도도 문제가 되고 있다. 8일 경기에서 심판들은 오심을 인정했지만 “보크는 4심 합의로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004년 5월 6일 SK-롯데전에서 당시 양상문 롯데 감독의 항의에 의해 보크가 인정되는 선례가 있었다. KBO는 이날 상벌위원회를 열고 보크 오심을 저지른 심판진에 대해 9경기 출장정지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 한화가 요구한 보크 비디오 판독 요구에 대해선 추후 연구·검토하기로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