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들, 阿토지 투자 러시… 원주민 수천명 터전 잃어
입력 2011-06-09 21:26
미국 유명 대학들이 높은 수익을 노리고 아프리카 토지 구입과 임차에 재단기부금을 대거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연구소는 8일(현지시간) “하버드와 밴더빌트 같은 주요 대학들이 재단기부금을 영국 헤지펀드 및 유럽의 투기세력과 손잡고 아프리카 토지개발 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대학들이 아프리카 7개국의 비옥한 토지에 최대 5억 달러(약 5400억원)를 투자해 25%의 고수익을 노렸던 것으로 분석했다.
탄자니아는 개발계획이 시작되기 전에 원주민들을 내보내기로 했다. 탄자니아 정부와 미국 농장 개발회사 ‘애그리솔 에너지’가 체결한 양해각서에는 카툼바와 미샤모 지역 주민 16만2000명을 이동시킨다고 규정돼 있다. 40년간 살아온 주민들은 갈 곳이 없어졌다. 이 개발 계획에는 아이오와 대학이 투자했다.
남부 수단은 전 국토의 9%가 외국인 손에 넘어갔다. 수단 정부는 미국 나일무역개발과 2만5000달러(약 2700만원)에 40만ha(4000㎢)를 49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투자회사들은 이 지역의 석유와 목재를 비롯한 모든 천연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 모잠비크에서는 700만ha(7만㎢)의 토지에 25년간 세금이 면제된다.
연구소는 개발사업이 회사 이윤을 위한 것이며 아프리카 주민들에겐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 비판했다. 아누라다 미탈 오클랜드연구소 대표는 “계약서를 보면 현지 고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수천 명의 농민들이 고향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 토지와 숲에 대한 고수익 투자전략은 식량가격을 높이고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기부금을 관리하고 있는 이머전트 자산운용은 “우리는 장기투자로 책임감 있는 투자를 하고 있으며 토지의 생산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