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교수 복직심사 갈라진 高大… “막아야-용서를” 여론 분열
입력 2011-06-09 18:39
성추행 혐의로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고려대 K교수의 재심사 문제를 놓고 학내 여론이 분열되고 있다. K교수의 복직을 반대하는 학생들과 찬성하는 학생들이 각각 탄원서를 김병철 총장에게 제출했다. 교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고려대 교내에는 9일 ‘성추행 교수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대학원 총학생회가 지난 7일부터 교내 7곳에 재임용 반대 대자보를 써서 붙인 것이다. 이들은 대자보에서 “K교수가 임용 심사 과정에서의 절차상 문제를 빌미로 복직하려는 것은 사건의 본질인 성추행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학과 학생 45명도 김 총장에게 “K교수는 학교로 돌아와 학생을 지도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 서명한 한 학생은 “성추행 교수를 재임용시키는 것은 대학의 권위를 스스로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복직을 바라는 학내 여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해당 학과의 다른 학생 100여명이 ‘K교수의 복직을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김 총장에게 제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교수들도 찬반양론으로 갈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교수는 “K교수는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며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교수는 “K교수는 이 문제로 물러나기엔 실력이 뛰어나다”며 “해임은 과도한 징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려대 내부에서는 K교수의 재임용을 둘러 싼 논란이 또 다른 학내 분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고려대 관계자는 K교수 임용 재심사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