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 주자들 “전대룰 때문에… 출마 고민되네”

입력 2011-06-09 21:30

“이런 전당대회는 처음 본다. 한 달도 채 안 남았는데 후보들이 나서서 출마 선언은 안 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한나라당 당직자)

“이번엔 특정 계파로부터 뭉텅이로 지지받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만나보면 친박근혜계도 제각각이고, 친이명박계도 한 후보를 몰아서 지지하지 않을 것 같다.”(전대 출마를 고민 중인 한 의원)

7·4 전당대회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9일 현재 출마 예상자만 있고 공식 출마자는 단 한 명도 없는 ‘기현상’을 놓고 한나라당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전당대회 룰이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오가며 뒤집혀 신속하게 정리되지 못한 게 무엇보다 큰 이유다.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전국위에서 이해봉 의장이 266명 전국위원의 의결권 위임을 의장 뜻에 맡긴 것으로 간주해 비대위안을 파기한 것은 제 상식에 비춰볼 때 원천무효에 해당한다”면서도 “당의 위기상황을 고려해 솔로몬 고사에 아들을 둘로 나눌 수 없는 어미의 심정으로 견인불발(堅忍不拔·굳게 참고 견디면서 발을 빼지 않는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원총회에서도 전국위에 대한 의원들의 성토가 있었지만, 황우여 원내대표 등이 나서 해명하며 매듭을 지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1인2표제, 여론조사 30% 반영’안이 확정되면서 예비 주자들도 본격적으로 손익을 따져보기 시작했다.

유력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의원은 우호적인 친이계 의원들과 더불어 친박계와 소장파 등 신주류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홍 전 최고위원은 여론조사 30% 반영 조항으로 나경원 의원과 함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친박계 좌장이었으나 원내대표를 거치면서 친이 구주류와 가까워진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아직 출마를 검토 중이다.

‘계파 화합’을 앞세우고 있는 김 전 원내대표는 특정 계파의 지지를 얻기보다는 하나 된 한나라당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 쇄신모임 ‘새로운 한나라’의 좌장격인 남경필 의원은 개혁적인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과 친박계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대구시당 위원장을 맡았던 유승민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3선 의원인 권영세, 박진, 심재철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원유철 의원을 비롯한 의원 22명은 “당헌·당규에 명기된 대로 그 어떤 후보의 선거 캠프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당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후보에게는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