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순장조’와 임기 마친다

입력 2011-06-09 21:39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교체하는 집권 후반기용 청와대 개편을 단행했다. 정진석 정무수석 후임에는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 홍상표 홍보수석 후임에는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이 내정됐다. 김두우 실장 후임 기획관리실장에는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이 내정됐다.임태희 대통령실장은 7월 4일 열리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입’인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 후임에는 박정하 춘추관장이, 민정1비서관에는 신학수 총무비서관이, 시민사회비서관에는 김혜경 여성가족비서관이 각각 자리를 옮겼다. 정무2비서관에는 김회구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춘추관장에는 김형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국민소통비서관에는 김석원 선임행정관이 승진 기용됐다. 국민권익비서관에는 조현수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이, 지식경제비서관에는 강남훈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정책관이, 여성가족비서관에는 이재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이 내정됐다. 이번 청와대 인사 대상자는 모두 12명이다. 정 수석, 김 대변인,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 박명환 국민소통비서관 등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은 임기 후반기 친정체제 구축과 청와대 내부 분위기 쇄신이라는 두 가지 포석 아래 단행됐다. 우선 핵심 보직인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이 모두 교체됐다. 두 수석 모두 임명된 지 1년이 되지 않았다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청와대 개편을 서둘러야겠다며 결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후임은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인사들로 라인업이 이뤄졌다. 이른바 ‘순장(殉葬)조’로 마지막 청와대 참모진을 구성한 셈이다. 김효재 정무수석 내정자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직을 그만둔다는 것은 정치 초년생으로서 무거운 결정이었으나 한나라당이 다시 한번 집권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된다면 조건이 무엇이든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두우 홍보수석 내정자도 “총선 출마나 다른 자리로 가기보다 임기 말까지 대통령을 모시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해 왔다. 수석급인 기획관리실장에 내정된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측근으로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신학수 민정1비서관 내정자는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1993년부터 대통령을 보좌해온 오랜 측근이다. 안국포럼 출신인 박정하 대변인 내정자는 친화력과 언론 감각을 인정받은 경우다.

다만 임태희 실장 거취는 유동적이다. 임 실장은 이날 “총선 불출마는 나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임 실장이 이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기는 어려운 정치적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쯤 자연스럽게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효재 △충남 보령(59) △휘문고 고려대 △조선일보 부국장 △18대 의원

◇김두우 △경북 구미(54) △경북고 서울대 △중앙일보 정치부장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장다사로 △전북 김제(54) △경동고 국민대 △한나라당 부대변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