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나선 특구’ 착공식… 양측 고위 관계자들 참석

입력 2011-06-10 00:59


북한과 중국이 9일 나선(나진·선봉)특구 공동개발 및 원정리~나선 도로 보수공사 착공식을 양측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황금평특구 합작개발 착공식(8일)에 이어 열린 것으로 북·중 간 압록강 유역과 함께 두만강 유역 경제협력 벨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두 특구는 앞으로 동·서해를 축으로 북·중 경제협력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처음으로 “황금평과 나선특구 공동 개발과 관련한 시작 행사가 열렸다”며 착공식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통신은 또 7일부터 9일까지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과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 주재로 중국과 북한이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에서 나선경제무역구와 황금평경제구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1차 회의는 지난해 11월 평양에서 있었다. 이번 2차 회의엔 중국 측에서 외교부, 당 대외연락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랴오닝성 정부, 지린성 정부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했다. 북한 측에선 외무성, 합영투자위원회, 나선시 인민위원회, 평안북도 인민위원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는 경제 관련 중앙정부 부처와 지방정부가 총동원된 것으로 북·중의 강력한 개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 관계자들은 회의 후 곧바로 착공식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각자의 장점을 충분히 이용하고 활용하면서 두 특구를 북·중 간 경협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 각국이 경협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육성하자고 강조했다. 양측은 또 ‘정부가 이끌고, 기업이 주가 되며, 시장의 원리로 운영되고, 상호 이익을 추구한다’는 경협의 4대 원칙에 합의했다.

일부 언론이 착공식에 참석한 것으로 보도했던 왕치산(王岐山) 중국 경제부총리는 전혀 언급되지 않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특히 이날 착공식을 계기로 현재 국가급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개방선도구’를 훈춘-나선을 통한 나선특구와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나선특구를 국제적인 물류 거점으로 삼아 동해 출항권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착공식 개최 사실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중 양국이 협력해 나선의 전력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아태나선시멘트공장, 나선시-지린성 고효율농업시범구 착공식도 열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착공식을 기념하듯 중국인 관광단 90여명이 자동차를 직접 몰고 국경을 넘어 나선특구를 관광하는 상품이 시작되기도 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