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시대와 한국교회 “양적 성장은 폭발적-질적 성장은 부진”… 서울신대 최동규 교수 주장

입력 2011-06-09 18:01

‘박정희 시대’라 불리는 1960∼70년대 한국 교회가 폭발적인 양적 성장은 이뤘으나 질적 성장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신대 최동규 교수는 최근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가 ‘박정희 시대의 교회성장’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한국 교회가 당시 국가재건운동에 수반된 근대주의 가치와 이념을 긍정적으로 수용했다”며 “시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 그 시대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따른 게 양적 성장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카리스마적 리더십, 뜨거운 기도회, 다양한 성경공부, 역동적 구역조직 등 교회내적 요인과 성령의 강한 역사, 체험적 신앙이 성장의 중요한 발판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눈부신 경제성장과 달리 정치적으로 억압됐던 당시 한국사회의 풍토가 교회의 질적 성장을 방해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성장주의와 맞물린 개교회 이기주의, 지역교회들이 이동성장에 의존한 문제, 사회보다 개인에 집중하는 이기적인 교회의 이미지 등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박명수 소장은 논평에서 박정희 시대 종교정책의 양면성을 말했다. 박 소장은 “당시 정부는 국시를 반공으로 하고 새마을운동을 통해 미신을 타파하는 등 기독교와 우호적 관계를 맺었다가도 ‘민족중흥’을 내세워 기독교와 거리를 두는 등 복잡한 종교정책을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역사의 역동적 움직임 시대의 정신을 놓치지 않고 성장한 한국 기독교에 대해 균형 잡힌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 교회와 정부의 관계사 및 당대 한국 교회의 역할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