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소년 건강 위해 학교·가정 역할 돌아봐야
입력 2011-06-09 17:55
그제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0학년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니 약골 천지였다. 키만 껑충 컸지 속은 부실하기 이를 데 없는 게 우리 청소년들이었다. 많은 학생이 비만을 앓고 있으며 시력과 피부질환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활동량이 가장 많은 성장기의 건강기록부가 이러하니 실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만율이 증가하는 것은 비관적인 지표다. 키의 성장은 정체상태에 이른 데 비해 몸무게만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비만이란 표준체중보다 몸무게가 20%, 고도비만은 50% 이상 더 무거운 상태를 말한다. 이 기준을 적용할 때 비만율은 14.25%, 고도비만율은 1.25%로 전년보다 1.08% 포인트와 0.17%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안경 쓰는 학생은 무려 47.7%에 달했고, 피부질환은 2000년 0.56%이던 것이 작년 3.89%로 10년만에 7배 늘었다.
이는 나쁜 식습관과 운동부족, 열악한 학습환경에 기인한다. 고교생의 경우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학생이 62.33%인 반면 채소나 과일 섭취는 30%에도 못 미쳤다. 권장운동량 실천율도 18.7%로 떨어졌다. 영양학자들은 37.4%(통계청 집계)에 이르는 아침결식을 건강악화의 주범으로 본다. 이른 등교시간으로 인해 아침밥을 굶고 왔다가 오전 11시쯤 허기 지면 빵이나 과자, 탄산음료로 폭식을 하면서 몸이 망가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나친 컴퓨터 사용의 문제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청소년들의 건강은 나라의 미래를 좌우한다. 체력 없이는 나라를 지킬 수도, 고등교육기관에서 무거운 연구를 진행할 수도 없다. 청소년 때 몸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성인이 돼서 다이어트니, 성형수술이니 하면서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한다. 여기서 학교와 가정의 역할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 학교가 단순히 공부하는 곳을 넘어 건강한 식생활을 익히고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는 기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가정 또한 청년기의 허약체질이 평생 간다는 점을 알고 아침밥부터 챙겨 먹이는 노력을 기울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