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마음이 향한 곳

입력 2011-06-09 18:00


예레미야 17장 5∼8절

마음에 무엇이 담겨 있느냐,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 하는 것은 사람의 미래를 측정하는 시금석이 됩니다. 우리 인생의 모든 것은 마음속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마음은 생각의 근원입니다. 그 생각은 성격과 선택을, 그리고 운명을 결정하게 됩니다.

예레미야서 17장은 이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두 가지 인생의 대비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먼저 사막의 떨기나무 같은 인생이 있다고 합니다. 사막이란 황량하게 버려진 거친 들판, 메마르고 건조한 땅을 가리킵니다. 아무리 비가 내리고 물이 뿌려져도 그것을 잡아먹는 땅이 사막입니다. 그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메마른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 잎은 말라비틀어지고 가시로 퇴화돼 다가선 이들에게 상처만 끼치는 존재가 됩니다. 또한 단지 거기 있을 뿐, 어떤 유익도 끼치지 못하고 겨우 생명만을 부지하며 사는 사막의 식물 중 하나가 떨기나무입니다.

예언자는 우리 인생 가운데 하나님을 떠나 세상이 그 가치의 기준이 돼 사람을 의지하고 사는 인생을 사막의 떨기나무에 비유합니다.

이 말씀은 위기의 때에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대신 강대국인 애굽을 의지하였던 유다백성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유다왕 여호야김이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왕으로 앞장서서 하나님을 믿고 의뢰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우상을 섬기고 애굽왕 느고를 신처럼 떠받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던 선지자들을 핍박하고 예언서를 불살라 버렸습니다. 그렇게 애굽 왕을 의지하며 자기 권력을 자랑하다가 바벨론 군대에 의해 비참하게 죽임당하고, 그의 궁전은 잿더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가운데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간을 인간으로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제아무리 돈이 많고 실력이 뛰어나며 권세가 막강하다 할지라도, 그 누구도 하나님의 심판 앞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늙고 병들고 죽을 수밖에 없는 한계적인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사람을 의지하며 세상의 사상을 따라 그 마음이 하나님을 떠난 사람은 메마른 자리 가운데서 실패하고 상처받으며 낙심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막의 떨기나무와 같이 세상 바람 가운데 스스로 부딪치며 불꽃을 일으키는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물가에 심긴 나무 같은’ 인생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사막을 여행하는 순례자들에게 안식을 주며 기쁨과 행복이 되는 나무가 있습니다. 지친 여행 중 종려나무가 우거진 숲을 보게 되면 여행객들은 기뻐하며 그곳으로 달려갑니다. 그 나무의 그늘과 열매를 기대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게 종려나무 숲이 우거진 곳에는 나무와 숲의 근원이 되는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력은 나무의 능력과 수종 때문만이 아니라 샘이 있는 곳에 심겨져 있음으로 푸르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예언자는 이처럼 생명의 근원되신 하나님과 맞닿아 사는 인생은 ‘물가에 심기운 나무’와 같이 그 삶이 복되고 아름다우며 생명력 또한 풍성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생명의 근원되신 하나님을 의뢰하는 자, 그 은혜를 향한 갈망과 영혼을 향한 눈물을 가진 자의 삶은 물댄 동산과 같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마음이 무엇을 향하고 있느냐, 삶의 지향과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가 삶과 운명을 전혀 다르게 만들 것입니다.

김덕래 주문진 은샘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