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국무부 등 행정부 요직, 정치권 선출직에 미국내 한인 1.5∼3세 엘리트들 약진

입력 2011-06-08 18:42

한·미 수교 129년 만에 첫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가 내정된 것을 계기로 백악관이나 국무부 등 행정부와 정치권의 선출직에 있는 한인 1.5∼3세 엘리트들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행정부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시 국무부 소속의 성 김 6자회담 특사. 이미 대사급인 그는 이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주한대사로 발탁됐다. 아시아 중시 정책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계 게리 로크 상무장관을 차기 중국대사로 지명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한국 위상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국무부에는 성 김 특사 외에도 조지프 윤, 제니퍼 박 스타우트 부차관보 등이 핵심 요직을 맡고 있다. 역시 국무부에서 북한팀장을 지냈던 유리 김은 조만간 터키 주재 미국대사관 참사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홍주(해럴드 고)씨가 국무부 법률고문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형인 경주(하워드 고)씨는 보건부 보건담당 차관보를 맡고 있다. 이들의 부친은 장면 정권 당시 주미대사관 공사로 일하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고(故) 고광림 박사다.

이와 함께 리아 서 내무부 정책관리 및 예산담당 차관보,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의 아들 크리스토퍼 강 백악관 특보 등도 대표적인 젊은 한인 엘리트들이다.

올해 초 미 해병대 소속 한인 대니얼 유 대령이 준장 진급자로 지명돼 미 정규군에서 첫 한인 장성이 배출되기도 했다.

정치권 선출직으로는 5선의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상원부의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오바마 대선후보 캠프에서 유색인종 득표활동에 핵심 역할을 했던 마크 김 버지니아주 하원의원은 올해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민주당 내 유력 인사들과도 친분이 상당하다. 강석희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장도 지난해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연방 상·하원에는 현재 한인이 한 명도 없다. 일본계나 중국계가 연방 상·하원은 물론 연방정부 장관까지도 배출한 것과 비교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