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가족 건드리는것은 비열”-野 “본인만 아니라면 끝나나”… 박근혜 발언 공방
입력 2011-06-08 22:02
친박근혜계 중진인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8일 “민주당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공격하고 싶으면 박 전 대표를 상대로 해야지 가족을 자꾸 건드리면 비열하지 않으냐”고 발끈했다. 이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전 대표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과 관련이 있다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 “누구하고 누가 친하다는 것 말고는 더 내용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지난 정부와 현 정부 모두 책임이 있다”며 “지난 정부는 부동산 시장 거품을 만들고 저축은행이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위험한 사업을 하도록 허용했으며, 이번 정부는 감독을 제대로 안 했고 문제 있는 저축은행 정리를 제대로 안 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와 박 회장을 겨냥한 야권의 공세는 이날도 거셌다. 민주당은 박 전 대표가 전날
동생의 로비 연루설에 대해 “본인이 아니라고 밝혔으니 그것으로 끝난 것”이라고 일축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씨 말에 국민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라며 “일반 국민도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끝인가, 아니면 박지만씨에게 적용되는 특별한 법이 있는 것인가. 박 전 대표의 끝없는 특권의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고 비꼬았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청와대는 중수부 폐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여의도 선덕여왕’은 동생이 말했으니 그것으로 끝이라고 하면 그만이냐”며 “이것이(박 전 대표의 말이) 수사지침이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박 회장과 부인 서향희씨 의혹 관련 제보를 계속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정책위의장도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누나(박 전 대표)를 위해서나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나 검찰에 가서 밝히는 게 옳다”며 “박씨는 검찰에 스스로 출두해 국민적 의혹을 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인데, 어느 국민이 (박 전 대표 발언을) 곧이듣겠느냐”며 “박 전 대표도 구체적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