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갈등] 4개大 동맹휴업 찬반투표 현장에 가 보니… 학생들 투표소 몰려 긴 행렬

입력 2011-06-09 00:22

‘반값 등록금’ 시행을 촉구하기 위한 동맹휴업 실시 여부를 결정짓는 투표가 8일 4개 대학에서 시작됐다. 서울 지역의 촛불집회는 11일째 계속됐다.

고려대 서강대 숙명여대 이화여대에서는 중앙도서관과 강의실 등에서 동맹휴업을 성사시키기 위한 학생들의 투표가 실시됐다. 일부 대학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투표장이 한산한 대학도 있었다.

고려대 중앙도서관 투표소 앞에는 투표에 참여하려는 50여명의 학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학생들 10여명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는 대학생 동맹휴업에 참여합시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친구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학생도 보였다. 고려대는 중앙도서관 등 6곳에 투표소를 설치했고 1465명의 학생들이 몰렸다. 지리교육과 이진욱(27)씨는 “학비를 벌기 위해 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사립대와 국립대의 등록금 격차를 볼 때마다 이건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면서 “동맹휴업을 통한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이날 2123명의 학생이 투표에 참여했다. 문화관광학과 1학년 정모(19)씨는 “반값 등록금 집회는 광우병 집회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서 “이는 대학생이 당장 직면한 사회적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은 “취업 준비와 기말고사로 바쁜 현실에서 동맹휴업이 좋은 투쟁 방식인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화여대 포스코관 지하 1층 투표소는 한산했다. 투표소 앞에서 한 학생이 투표에 동참해 달라고 외쳤지만 대다수 학생은 투표소 옆에 있는 의자에서 전공서적을 보고 있었다. 경제학과 김모(20)씨는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 기간이라 반값 등록금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화여대는 오후 6시30분까지 1500명의 학생이 투표했다.

이들 대학은 9일 오후까지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표 결과 학교별로 재학생의 3분의 1 또는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해 절반 이상이 찬성할 경우 동맹휴업이 결정된다. 동맹휴업에 돌입하면 학생들은 10일 수업을 받지 않고 서울 광화문에 모여 반값 등록금 집회에 참여한다.

이용상 유동근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