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中 천더밍 참석 ‘황금평 띄우기’… 압록강 경협 벨트 본격화

입력 2011-06-08 21:44

북한과 중국이 공동 개발하는 압록강 하류의 섬 황금평의 개발 착공식이 북·중 양국의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8일 성대히 열렸다. 황금평 개발은 중국이 동북진흥책의 하나로 조성 중인 ‘랴오닝(遼寧)연해경제벨트’와 연계, 압록강 유역의 ‘북·중 경협 벨트’를 본격적으로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착공식은 양국 국경 철조망을 사이에 둔 황금평의 북·중 중간지대에서 오전 10시30분쯤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0분간 진행됐다. 착공식에는 양국 관료와 초청인사, 현지 투자에 관심을 갖는 중국과 홍콩의 기업가들이 많이 참석했다. 특히 북한에서는 북·중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과 리수영 합영투자위원장이, 중국에서는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이 참석해 격려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장 부장과 천 부장의 참석은 양국 정부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중국이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을 껴안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천 부장을 참석시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실제 투자 등에 있어서는 중앙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개별 기업들이 자기책임 하에서 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착공식장 곳곳에는 ‘조·중 친선’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애드벌룬 수십 개가 설치됐고, 착공식 2시간여 전부터 군악대 연주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양국은 이날 행사를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조·중 공동개발 공동관리대상 착공식’으로 명명, 황금평에 이어 위화도에 대한 공동 개발에도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앞서 북·중이 합의한 ‘조·중 라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경제지대 공동개발계획 요강’에 따르면 황금평은 정보·관광문화·현대시설농업·경공업 등 4대 산업을 중점 발전시켜 특화된 신흥 경제구역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황금평과 신의주를 잇는 여객·화물부두 건설, 지대 내 그물망 도로 구축, 황금평-중국 단둥(丹東)신구 간 2개 도로 건설 등도 진행될 계획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