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장출혈성 대장균 원인 빨리 찾아야”
입력 2011-06-08 21:18
장출혈성대장균(EHEC)의 발생원인 규명은 시간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내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면 영구 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게나엘 로디에르 전염병국장은 “감염원인을 빨리(soon) 찾아내지 못하면 영원히 찾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AP통신이 8일 보도했다. 로디에르 국장은 “이런 전염병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하진 않다”면서 “독일의 대응은 ‘우왕좌왕’”이라고 질책했다.
식중독의 경우 감염된 음식을 먹어도 증상이 1∼2주 후에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원인을 빨리 밝히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자신이 뭘 먹고 아프게 됐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그럴 경우 감염원과 경로를 파악하기가 불가능해진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적했다.
런던위생·풍토병의대 브렌던 렌 교수는 “집단 식중독 사고 대부분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한 채 끝난다”고 말했다.
EHEC 감염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증가폭은 다소 감소하고 있다. 독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RKI)는 지금까지 EHEC 감염으로 24명이 숨지고 2325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환자는 642명으로 집계됐다.
독일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 다이엘 바르 독일 보건장관은 이날 독일 공영 ABD방송에 출연해 “신규 감염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희망을 가질 이유가 생겼다”며 “아직 경고를 취소할 순 없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7일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역내 피해농가에 1억5000만 유로(약 24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국 농업장관들은 피해규모가 4억1700만 유로(약 6600억원)에 달한다며 더 많은 금액을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스페인산 오이가 감염원으로 지목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스페인은 “시장 가격의 100%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존 달리 EU 보건·소비자정책 담당 집행위원과 독일 16개주의 관련장관들은 이날 대책회의를 가졌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