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예절’ 배워야 할 사람 수두룩하다… 美 외교전문지, 정치인 6명 소개
입력 2011-06-08 20:43
‘트위터 예절을 배워야 할 사람은 앤서니 위너 미 하원의원만이 아니다.’
20대 여성의 트위터 계정에 외설적인 사진을 보낸 위너 의원 사건으로 미국이 들끓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망신을 당한 각국의 정치인 6명을 소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다.
첫 주인공은 캐나다 지방의원 선거 후보인 조지 레프. 그는 최근 남성 성기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른바 ‘캐나다판 위너게이트’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달 28일 그의 트위터 계정에 20분간 게재됐다. 레프 측은 처음엔 “바지 안에서 실수로 촬영된 사진”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고 말을 바꿨다. 캐나다 언론은 왜 도난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는지 등 의문을 제기했지만 레프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는 지난해 6월 콩고 방문길에 ‘당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당신도 그런가요’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가 황급히 지웠다. 벨기에 언론이 불륜을 의심하자 “남성에게 보낸 메시지”라고 변명했다. 그의 메시지는 영어로 작성됐는데 문법에 맞지 않는 엉터리 영어라는 지적까지 당했다.
영국 버밍엄시의 가레스 컴튼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해 11월 그는 트위터에 ‘칼럼니스트 알리바이브라운에게 그녀가 죽을 때까지 돌을 던져줄 수 있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인도 출신 무슬림 여성 칼럼니스트인 알리바이브라운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정치인은 다른 나라의 인권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 글을 썼다. 컴튼은 곧바로 글을 지우고 사과했지만, 알리바이브라운은 살인교사 혐의로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피트 호크스트라 미 하원 의원은 2009년 2월 의회 대표로 이라크를 극비 방문하면서 일정을 트위터에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했다. 예컨대 ‘방금 바그다드에 도착했습니다’ ‘헬기를 타고 그린존(미군사령부 등이 있는 안전지대)에 도착했어요’ 등 트윗을 남겼다. 당시 미 의회는 이 방문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언론에 부탁했었다.
2006년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서 반기문의 경쟁자였던 샤시 타루 전 인도 외무장관은 항공기 이코노미석을 비하하는 발언을 트위터에서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영국 기자와 자국의 인권 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다가 ‘르완다 국민하고도 인권에 관한 대화를 해보라’는 따끔한 충고를 들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신체적 접촉이 없는 사이버 성관계를 불륜으로 볼 것이냐를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위너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알게 된 여성들과 부적절한 교신을 했지만 신체접촉은 없었다며 “죄가 아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미국 시민 상당수가 사이버 성관계를 불륜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