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성기 BK가 나타났다”… 넥센 김대우 환상 어뢰투 8아웃중 7명에 삼진뺏아

입력 2011-06-08 18:02


프로야구계에 핵잠수함이 떴다.

투수에 관해선 화수분이라고 일컬어지는 넥센에 또 하나의 걸출한 신인이 등장했다. 넥센 신인 투수 김대우(23·사진)다. 김대우는 지난 주말 한화전에서 충격의 데뷔전을 치렀다. 4일 한화전에서는 8회 낯선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취재진에게도 낯선 얼굴이라 65번이라는 등번호를 찾아보고서야 올해 입단한 신인 언더스로 투수라는 사실을 알았다. 지난 2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후 데뷔 첫 1군 등판이었다. 첫 상대자는 한화의 4번 최진행.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김대우는 최진행을 3구 3진으로 셧아웃시킨 데 이어 정원석과 김경언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공 11개로 간단히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다음날에도 마찬가지였다. 김대우는 1¼이닝 동안 5타자를 상대로 1볼넷, 4삼진으로 깔끔히 틀어막았다. 처음 그를 상대한 한화 선수들의 얼굴에는 당황함이 역력했다. 결국 김대우는 이틀간 2¼이닝에서 8개 아웃카운트 중 7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충격의 데뷔’를 했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마저 이구동성으로 “괴물이 나왔다. 어떻게 저런 선수가 아직 2군에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다.

김대우는 야구 명문이 아닌 홍익대 출신으로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67번으로 넥센에 간신히 몸을 실은 선수다. 처음에는 팀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해 스프링캠프가 열린 플로리다로 가지도 못하고 2군 훈련장인 전남 강진에서 차가운 겨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극단적인 언더핸드이면서도 직구 구속이 140㎞나 된다는 희소성을 간파한 넥센 코칭스태프가 겨울 내내 집중적인 조련을 거듭한 끝에 드디어 핵잠수함의 위력이 세상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언더핸드 투수임에도 140㎞짜리 직구를 던지는 김대우는 미래의 국가대표 에이스”라며 “김대우는 정대현 선배처럼 국제대회에서 통할 투수”라고 치켜세웠다. 김시진 감독도 “무엇보다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