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한글’ 유언비어 교과서 내용 전면수정
입력 2011-06-08 21:37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 아리랑’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 한글’이란 제목으로 초등학교 4학년 도덕교과서에 실린 내용이 인터넷 유언비어로 확인돼 전면 수정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8일 아리랑과 한글을 설명한 초등학교 ‘도덕4-1’ 114쪽을 대체하도록 해당 페이지를 새로운 내용으로 다시 집필해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사용된 이 교과서 114쪽에는 ‘세계 아름다운 곡 선정 대회에서 아리랑이 1위에 뽑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가장 우수한 글자로 한글을 뽑았다’ ‘국제연합(UN)이 문자 없는 나라에 제공하는 문자가 한글이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이는 누군가 지어내 몇 년째 인터넷에서 나돌던 루머들로 밝혀졌다(본보 3월 25·26일자 1면 보도).
교과부 관계자는 “해당 페이지에 실린 내용들을 검증한 결과 근거를 찾을 수 없었고, 집필진도 언론 기사 등 2차 자료만 갖고 집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114쪽을 아예 삭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린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수정본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수정본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 아리랑’이란 제목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곡 아리랑’으로 바꾸고, ‘세계 아름다운 곡 선정 대회’ 부분을 모두 삭제했다. 대신 대한제국 고문관이었던 헐버트, 미국 언론인 웨일즈, 노르웨이 음악가 군데르손 등이 아리랑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실었다.
한글 부분도 미국 언어학자 램지 교수, 중국 리더춘 교수, 영국 샘슨 교수 등이 강연과 저서에서 한글을 평가한 내용으로 대체했다. 교과부는 “램지 교수 강연 내용은 연합뉴스 기사를 인용했는데, 집필진이 기자와 직접 통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철저한 확인을 거쳐 수정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정 및 검정도서 편찬 가이드라인에 ‘출처를 반드시 확인해 명시하라’는 내용을 삽입, 현재 개발 중인 교과서 편찬에 적용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