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핵무기 5000개 이상 실전배치” 핵탄두 러시아 1만1000여개 최다… 미국은 8500개
입력 2011-06-07 18:44
전 세계에 5000개 이상의 핵무기가 실전 배치돼 있으며 핵보유국들은 핵무기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외교정책 연구기관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공식 핵무기 보유국 5개국과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등 8개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약 2만530개이며 이 가운데 5027개가 실전 배치됐다. 특히 2000여개의 전략핵무기는 언제라도 가동될 수 있는 최고의 작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공식 핵무기 보유국은 1968년 핵확산금지조약(NPT) 제정 당시 핵무기 보유를 인정받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영국을 말한다.
냉전시대에 핵무기 경쟁을 벌였던 러시아와 미국이 압도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핵탄두 약 1만1000개를 보유해 최다 핵탄두 보유국에 올랐고, 미국이 8500개로 뒤를 이었다. 러시아는 실전 배치된 핵무기 수에서도 2427개로 1위를 기록했다. 양국은 지난해 4월 실전 배치된 핵무기를 각각 1550개로 줄이는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서명한 상태다.
하지만 핵무기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 보고서는 “핵무기 보유 5개국은 새로운 핵무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도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미사일과 군사용 핵분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잠재적 핵보유국인 북한에 대해 “소수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생산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핵무기 보유를 증명할 수 있는 공개적인 정보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대니얼 노드 SIPRI 소장은 “핵보유국들이 핵무기 설비를 현대화하는 데 투자를 늘리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실질적인 핵무기 감축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긴장이 높은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핵개발 군비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특히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테러집단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