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직원인데…” 신종 보이스피싱 적발

입력 2011-06-07 18:34

서울 강남경찰서는 7일 카드론을 이용해 피해자 명의로 돈을 빌린 뒤 송금을 받는 수법으로 62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박모(41)씨 등 3명을 구속했다.

박씨 등은 지난 1일 백모(51)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은행 직원이라며 소개한 뒤 “당신의 통장에서 누군가 돈을 빼내려 해 수사기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다시 백씨에게 검찰 직원을 사칭하며 전화해 신용카드번호, 비밀번호, 유효성코드(CVC)를 알아냈다.

이들은 넘겨받은 신용카드 정보로 카드회사에 카드론 대출을 신청해 백씨의 계좌로 1000만원이 송금되도록 한 뒤 다시 백씨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과정에서 잘못 입금됐으니 돌려 달라”며 자신들의 대포통장으로 620만원을 송금 받았다.

경찰은 이들이 실제 금융기관 및 수사기관과 같은 전화번호로 발신자 번호를 조작하고 통화 중에는 경찰 무전기 소리와 수사관이 다그치는 소리를 들려주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만 있으면 특별한 확인 절차 없이 카드론 대출이 가능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수사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개인정보를 전화로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