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아이패드로 바로 확인”… 잡스 ‘아이클라우드’ 공개

입력 2011-06-07 18:23

지난 1월부터 췌장암으로 병가 중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아이패드2 발표 때 이후 석 달 만이다. 제임스 브라운의 ‘아이 필 굿(I feel good)’ 음악이 끝나면서 힘차게 단상에 오른 잡스는 지난 3월보다 더 말라보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잡스는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loud)’를 소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외부 서버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 잡스는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더라도 사진, 음악, 비디오 등을 저장하고 감상하길 원한다”며 클라우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이 2008년부터 서비스한 ‘모바일미’의 획기적인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모바일미는 속도가 느리고 동기화도 불안정한 데다 연간 99달러라는 높은 이용료 때문에 외면 받았다. 아이클라우드는 기본적으로 모바일미의 기능을 모두 담으면서 사용료는 없다. 사용자의 주소록, 메일, 캘린더, 사진 등을 애플 데이터센터에 저장하고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을 곧바로 아이패드나 애플TV에서 열어볼 수 있다.

여기에 ‘아이튠스 매치’라는 스트리밍 음악 추천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구글에 한발 뒤져 있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이튠스 매치는 연간 24.99달러만 지불하면 이용자가 구매했던 음원 패턴을 파악해 다른 음악을 추천해준다. CD를 통해 추출했거나 아이튠스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내려받은 음악 파일이라고 해도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돼 자동으로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다. 이용자가 직접 음악 파일을 올려야 하는 구글과 아마존 등의 클라우드 음악 서비스와 차별화된 점이다.

앞서 구글은 이미 2006년 별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에 연결만 돼 있으면 문서 작성·편집이 가능한 구글독스(docs)와 지메일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또 지난 5월 개최된 개발자회의에서 클라우드 음악 서비스인 ‘뮤직 베타’와 클라우드에 특화된 크롬 노트북까지 공개했다.

아이클라우드가 국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료 저장 공간이 5GB로 협소한 데다 안드로이드폰이 아닌 아이폰에 최적화된 서비스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와 포털업체들도 앞 다퉈 대용량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유무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50GB를 무료로 쓸 수 있고 ‘자동 동기화’가 되는 ‘유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도 자동 인코딩을 통해 동영상 파일을 올리면 단말기별로 최적의 화질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유플러스 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포털업체인 NHN은 30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N드라이브’로 750만 가입자를 확보했고, 다음 역시 ‘다음클라우드’란 이름으로 50GB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맹경환 김준엽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