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고개숙인 SK… “연패는 방망이 때문이야”

입력 2011-06-07 18:07

하늘 높이 날던 비룡의 날개가 꺾였다.

SK는 지난 주말 KIA에 3연패하며 공동 2위인 LG·KIA에 한 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SK는 4위 삼성과도 2.5게임 차에 불과해 3연전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4위까지 내려갈 수 있는 신세로 전락했다. SK는 최근 10경기에서 3승8패의 성적을 거두며 승률면에서 8개 구단 중 꼴찌를 기록했다.

이같은 SK의 부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최근 2∼3년간 SK는 시즌 초부터 단독 1위를 고수하며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강팀이다. 실제 지난해 이맘 때의 경우 SK는 2위인 두산과는 5.5게임, 3위 삼성과는 8.5게임이나 차이나는 독보적인 1위를 고수했다.

SK 부진의 원인은 물방망이로 전락한 타선이다. 3승7패를 기록한 최근 10경기에서 SK의 팀 타율은 0.224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최근 5경기에서는 타율이 0.184로 최악이다. 5경기에서 총 득점은 11점으로 경기당 평균 2.2점에 불과하다. 올 시즌 SK의 최대약점으로 지적됐던 선발진이 최근 5경기에서 평균 자책점 2.05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SK 추락의 가장 큰 요인은 타력이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이달 초부터 무뎌진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특타(특별타격훈련)를 지시했지만 이같은 처방도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KIA는 욱일승천하고 있다. KIA는 6월 들어 5연승을 거두며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KIA의 선발진은 8개 구단에서 가장 많은 28차례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에이스 윤석민과 양현종은 나란히 6승씩을 거뒀고, 아퀼리노 로페즈와 트레비스 블랙클리도 9승을 합작했다.

타선에선 이적생 이범호 외에도 ‘무등산 메시’ 김선빈, 톱타자 이용규가 맹활약하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범호는 타점 2위(46개), 홈런 3위(11개)로 최희섭·김상현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이용규는 타율 0.370의 정교한 타격 솜씨와 빠른 발로 초반부터 상대 투수들의 진을 빼놓고 있다. 김선빈은 작은 덩치에도 홈런 2개와 29타점을 올리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요즘 팀 분위기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