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금평 개발 6월 8일 착공식… 中 상무부장 참석하나
입력 2011-06-07 21:25
북한과 중국이 합작개발하기로 한 압록강 하류의 섬인 황금평 착공식이 8일 개최된다. 이어 9일에는 나선(나진·선봉)특구를 겨냥한 북한 원정리와 나선시를 잇는 도로 보수공사 착공식도 열린다. 이에 따라 북·중 간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7일 “착공식이 당초 지난달 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개발조건 등을 놓고 북·중 양측 간 견해 차이가 있어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양측이 어느 정도 이견을 해소해 8일과 9일 각각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착공식을 하루 앞둔 7일 황금평 주변은 분주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황금평 북·중 국경 부근 착공식장에서는 이날 행사 진행 요원 수십명이 착공식 예행연습을 했다. 착공식장 입구에는 대형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내걸렸다. 형형색색의 깃발들이 빼곡히 꽂혀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조·중 공동개발 공동관리대상 착공식’이라는 현수막이 설치됐다.
황금평 착공식에는 중국 측에서 단둥(丹東)시 및 랴오닝(遼寧)성 정부 관계자와 현지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 기업가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의 참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지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천 부장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의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중국 중앙정부와 국유기업의 투자 참가 여부, 황금평 대지 임차료, 개발 방향 등 부분적으로 아직도 북·중 간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제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북한이 일단 착공식을 강행하고, 중국이 마지못해 따라주는 상황이라면 천 부장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이 소식통의 분석이다.
북한 측에서는 북·중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합영투자위원회의 이수영 위원장 등 경제개발 및 대외투자 유치와 관련된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9일 열릴 예정인 북한 원정리-나선 간 53㎞ 도로 보수공사 착공식에도 북·중 고위 인사들이 상당수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훈춘(琿春)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철도로 연결된 이 도로는 북·중 간 나선특구 공동개발을 위한 첫 합작 사업이다. 특히 중국은 나선특구를 통한 동해출항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황금평과 나선 특구 모두 북한의 폐쇄적인 경제시스템 등으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데다 개발조건 등 구체적인 사항에서 북·중 간 이견도 해소되지 않고 있어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