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논단] 사회적 질병 자살

입력 2011-06-07 17:46


최근 유명 아나운서가 자살을 하고, 아이돌 가수도 자살을 했다. 거기에 이어 축구선수들도 문제가 발생해 두 명이 자살을 했다. 우리는 이렇게 유명한 사람이 자살을 하면 깜짝 놀라고, 왜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자살을 했을까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들은 한국에서 1년에 1만5413명, 하루 평균 42명이 자살로 죽어가는 사람들 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2009년 사망자들의 사망 원인을 살펴보면 1위가 암, 2위가 뇌혈관 질환, 3위가 심장질환, 그리고 4위가 자살이다. 이어 당뇨병, 간질환, 교통사고 등 순이다.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실제 성인병으로 유명한 당뇨병으로 죽는 사람보다 많을 정도로 자살은 이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다.

이것은 또 돌려서 생각해 보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당뇨병 환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서울시내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가끔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숫자가 너무 많아 놀라기도 하고, 운전을 하면서 경각심을 가지게 되는데 실제 대한민국에서는 이렇게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죽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늘날 자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면 이것은 개인 문제라고만 할 수 없다. 이것은 사회적 질병이다. 국가가 정신보건 차원에서 사회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나 신종인플루엔자가 유행한다고 해서 대대적으로 예방하고 조심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유행병으로 죽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국민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손을 씻고, 사람이 오가는 곳에서 많은 검사를 하고, 예방 캠페인을 펼쳤던 걸 기억할 것이다. 또한 당뇨병으로 인해 사람들이 아프고 죽게 될까봐 TV나 여러 방송매체에서는 그 예방법이나 병을 다스리는 법 등을 자주 방송하는 것을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병에 걸렸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방송에서는 병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뇨병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내고, 어쩌면 더 많은 환자를 갖고 있는 자살에 대해 이 사회는 어찌 이렇게 외면하고 냉담할 수 있을까. 우리 국민이 하루에 하나의 교실 학생수보다 많은 42명이 자살로 죽고, 1년이면 1개 사단을 훨씬 넘기는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떻게 국가가 외면하고 사회가 무관심할 수 있을까.

자살은 생각만 바꾸어도 예방할 수 있고, 마음만 바꾸어도 면할 수 있는 질병이다. 사회가 좀 더 나서서 노력하면 금방 자살률은 낮아질 수도 있다. 특히 이러한 일이라면 교회가 나서서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 교회가 잘 할 수 있는 귀한 사역인데 교회에서 관심을 갖지 않아 상당히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교회는 앞장서서 먼저 자살로 죽는 자가 없도록 예방활동에 앞장서야겠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자살하려는 자들을 도울 수 있는 생명의 도우미가 되어야겠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