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양모값 급등… 양복값도 들썩

입력 2011-06-06 18:27


호주의 기상이변과 중국 등 신흥국의 양복 수요 증가로 국제 양모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인이나 회사원들의 유니폼과 다름없는 양복값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양모 생산국인 호주에서 양모 가격은 지난주 ㎏당 14.85달러를 기록, 1년 새 2배로 치솟았다.

양모 생산량은 지난 85년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호주에서 발생한 가뭄과 홍수 등 기상악화가 주범이다. 게다가 중국의 지난해 의류 수요는 25%가량 증가했다. 호주 중간상인들은 양모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라고 호소하고 있으며 최근 영국에서는 양모 경매가 수차례 취소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다.

양모값 인상은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가격이 치솟는데도 영향을 받고 있다. 양복 제조 시 순양모만 쓰는 게 아니라 이들 섬유를 섞기 때문이다. 양복 상인들은 전 세계적으로 양 사육 수를 늘리는 데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양모 파동’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양복값도 들썩이면서 판매 위축을 우려한 의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명 양복매장이 즐비한 영국의 새빌로 거리는 벌써 소매가격에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뉴욕에서 남성복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조지프 뱅크는 양복값의 연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영국 최대 의류업체인 막스 앤 스펜서는 오른 양복원가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에 45개 매장을 보유한 휴고 보스 측은 최근 양모값 인상치를 양복 가격에 최소 10% 정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반적인 판매 위축을 우려해 최저 가격보다는 최고 가격 위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