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세운 파키스탄 교회 예배 중 피습

입력 2011-06-06 18:06

한국교회가 설립한 파키스탄의 한 교회가 무장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5일 밝혔다.

공격을 당한 교회는 라호르 인근에 위치한 N교회(아시라프 마시 목사)로 2004년 한국 선교팀에 의해 설립됐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공격을 당한 교회를 비롯해 파키스탄 내 모든 교회들이 테러단체와 극단주의 무슬림으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지 크리스천 지도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주일 예배 도중 총을 든 일단의 무슬림들이 침입했다. 이들은 교인들을 저주하며 유리 강대상을 넘어뜨리고 성경과 십자가를 훼손했다. 무장한 네 명의 남자들은 교회가 스피커를 사용해 예배를 진행했다며 소음으로 인해 지역 평화를 깨뜨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아시라프 마시 목사는 스피커는 교회당 안에서만 사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이번 난동이 전 펀잡주 국회의원의 조카가 선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4개월 전에도 교회를 찾아와 찬송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며 교회 장로에게 항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즉각적인 수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관계자들은 경찰들이 교회 건물에 가해진 피해를 목격했다며 사건 처리를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할 경우 항의하겠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소수국민당 지도자인 나폴레안 카이얌은 “크리스천 지도자들이 영향력 있는 무슬림 정치가와 맞서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만약 파키스탄에 강한 크리스천 정치가가 있다면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에 반대하던 펀잡주 살만 타시르 주지사가 자신의 경호원에게 피살됐고, 2개월 후에는 파키스탄 내각 중 유일한 크리스천이었던 샤바즈 바티(소수민족부) 장관이 사망하면서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민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