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연임 확실시… 안보리 상임이사국 모두 지지
입력 2011-06-06 18:16
재선 도전을 6일(현지시간) 공식 선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은 따 놓은 당상이다.
◇세계 현안들로 인해 전화위복=우선 전 세계 여론이 좋다. 당초 반 총장은 연임 도전 의사를 지난 1∼3월 밝히려 했다. 하지만 아랍 민주화 혁명과 동일본 대지진으로 타이밍을 놓쳤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아랍 민주화 과정에서 반 총장은 연일 평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여론을 주도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에게 비판적이었던 인권단체들이 “반 총장이 대담하게 행동하고 있다”며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고, 미국 내 여론도 크게 개선됐다.
또 반 총장이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의견 교환을 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이는 연임을 위한 사전작업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미국 영국 등 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들의 확실한 지지는 리비아 등 중동 사태 관련 각종 국제회의와 개별 면담 자리에서 나왔을 정도다.
전례를 봐도 반 총장에게 유리하다. 제6대 부트로스 갈리를 제외한 역대 유엔 사무총장 모두가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 경쟁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반 총장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준다.
◇현안들은 여전히 임기 2기의 과제=반 총장으로선 2기 임기 동안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보여주는 게 선거운동보다 더 중요하다. 당장 아랍 민주화 혁명을 확실히 성공시켜야 한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야기된 전 세계 원전 기피 움직임 등에 대처키 위해 신재생 에너지 문제 해결에도 노력을 쏟아야 한다. 또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석방 등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다 비난받았던 만큼 2기에는 국제 인권 문제에 좀더 적극적인 발언과 활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핵 없는 세계, 글로벌 빈곤 문제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한편 유엔 사무총장 선출 절차는 안보리가 단수 후보를 뽑아 유엔총회에 추천하고 총회가 추인하면 완료된다.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9개 이사국의 찬성이 필요하다.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선출될 수 없다. 안보리가 추천한 후보는 통상 총회에서 박수로 승인받고 확정된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