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신회장과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입력 2011-06-06 18:40
불법 대출 등 혐의로 구속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의 인맥이 화제다. 정·관계 인사뿐 아니라 거물급 여권 인사 가족 이름까지 거론된다. 신 회장이 이들 인맥을 동원, 사업 확장과 퇴출 저지 로비를 전방위로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다. 신 회장과 박 회장은 58년생 동갑으로,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 여동생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 의원은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집안은 군인 가족으로 여동생과 박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친했다”며 “여동생이 신 회장의 사업 초기(2002∼2003년쯤) 경영 분석과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할 때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동생이 신 회장을 나에게도 소개해줬으나 박 회장과 어울리고 내가 친이명박계 활동을 하면서 수년 동안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박 회장이 신 회장에게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소개시켜줬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친박근혜계 의원 두세 명과 신 회장이 가깝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신 회장과 박 회장이 1주일에 두세 번 어울렸을 정도로 절친했고, 정치권 인사들도 상당수 함께 만났다”며 “신 회장은 이 만남을 로비 창구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신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박 전 대표에게 해명했다고 한 친박계 의원이 전했다. 박 회장과 가까운 이 의원은 “박 회장이 나에게도 ‘신 회장과는 로비고 뭐고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왜 그렇게 나오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박 회장은 옛날부터 큰누나로부터 (이권에) 일절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것을 따갑게 들어왔다. 로비나 이권 개입에 결벽증을 갖고 있을 정도로 그런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며 삼화저축은행 사건 연루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박 회장 외에도 신 회장이 회사 법인카드를 사용해 유력 정치인들에게 식당, 유흥업소 등에서 향응을 접대하고 일부 정치인에게는 아예 법인카드를 빌려줬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이에 따라 이른바 ‘신삼길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에 대한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