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정부·반정부세력 휴전… 살레 대통령 수술 성공

입력 2011-06-06 21:21

예멘 정부와 반정부 부족세력이 휴전에 합의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전투를 주도한 하시드 부족연맹의 지도자격인 아흐마드 그룹은 6일 새벽(현지시간) 정부군과 휴전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흐마드 그룹 측은 “정부군의 병력 철수를 조건으로 우리도 점거한 공공건물에서 철수하고 휴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이날도 정부군 저격수가 수도 사나에서 하시드 부족원을 총으로 쏴 3명이 숨지는 등 충돌은 계속돼 휴전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양측은 지난달에도 한 차례 휴전을 했다가 파기한 적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로 지난 4일 떠난 살레 대통령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가슴에 박힌 파편을 제거하고, 목 부분에 신경외과 수술을 받았다. 그는 화상으로 다친 얼굴에 성형수술을 할 계획이며 약 2주간의 회복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부통령은 “살레 대통령의 건강은 양호하며 곧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단 떠난 살레 대통령이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시드 부족연맹을 비롯한 반정부 시위대는 “살레가 사우디에서 절대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 현 정권을 통째로 해체하고, 민주적 선거를 치르기 위한 과도정부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이 살레 대통령에게 ‘출구전략’을 제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이 기소면제와 재산보장을 조건으로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살레 대통령과 대테러 동맹을 맺어온 미국의 속내는 복잡하다. 미 abc방송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앵커는 “살레 대통령의 퇴진은 예멘의 불안을 야기할 것이고, 특히 알카에다와의 전쟁에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P통신은 “살레 대통령의 퇴진이 강력한 부족사회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청년운동층 간 권력 투쟁을 야기할 수 있으며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