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 10년… 예상 넘어선 고속성장에 세계가 깜짝
입력 2011-06-06 17:48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지난 10년 동안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 성장력을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8.3%에서 지난해 17.4%까지 껑충 뛰었다. 최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새로운 브릭스(BRICS)로 확대되면서 한층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는 물론 자산 거품 형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6일 브릭스 개념의 등장 10주년을 맞아 ‘브릭스 10년의 평가 및 새로운 브릭스의 등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경제의 중심이 선진 7개국(G7)에서 신흥국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반영한 브릭스는 2001년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이 처음 사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브릭스 4개국은 지난 10년 동안 세계 GDP 성장률의 36.3%를 기여했다. GDP 총액이 G7을 추월하는 시점은 당초 예측했던 2039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보고서를 내고 브릭스가 향후 10년간 더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에는 브릭스가 세계경제 성장률에 기여하는 비중이 49%까지 치솟고, 세계 GDP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부터 브릭스 정상회담에 남아공이 참여하면서 브릭스는 5개국으로 확대 개편됐다. 4개국의 머리글자를 딴 알파벳에다 복수라는 의미로 붙였던 ‘소문자 s’가 남아공을 의미하는 ‘대문자 S’로 바뀌었다.
재정부는 브릭스 소비시장의 급성장과 중산층 확대는 글로벌 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2000년대 브릭스의 연평균 소비증가율은 12.7%, 수입증가율은 17.9%로 선진국의 3배를 웃돈다.
브릭스 국가의 중산층 인구는 G7 전체 인구인 7억명보다 많은 8억명으로 추산된다. 브릭스 중산층의 인구는 오는 2020년 16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국의 급성장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세계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자산 거품이 형성될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다.
재정부 조원경 대외경제총괄과장은 “2009년 이후 풍부한 국제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유입돼 신흥국 자산 거품이 형성됐다”며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밀려들어간 속도만큼 빠르게 빠져나가면 다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 자국통화 절상 압박을 완화하는 정치를 마련하는 등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