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삼길 삼화저축 회장 프로골퍼 동원해 정·관계 인사 로비”…박지만 의혹도 조사키로

입력 2011-06-07 00:38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이석환)는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이 은행 골프단 소속 프로골퍼를 정·관계 인사 로비 라운딩에 동원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문제의 라운딩에 참가한 정치인과 금융감독원 등의 고위 공직자 명단을 파악 중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검찰은 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들로부터 “신 회장이 골프를 좋아하는 정·관계 인사와 라운딩을 나갈 때 삼화저축은행 프로골프단에 속한 유명 남자 프로골퍼를 1명씩 데려갔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특별히 챙겨야 할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에게 국내 톱 랭커 프로골퍼와의 동반 라운딩 겸 필드 레슨 자리를 만드는 방식으로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검찰은 국내 1부 투어에서 활약하는 남자 프로골퍼는 아마추어 골퍼와의 라운딩 때 최소 100만원 이상 레슨비를 받는 현실을 감안, 신 회장 등이 해당 프로골퍼에게 레슨에 대한 정당한 보수를 지불했는지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골프 라운딩이 로비와 직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신 회장이 정·관계 인사에게 대가성 있는 금품을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골프 로비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측근을 통해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1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의혹이 있는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과 임종석 전 민주당 의원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정치권에서 신 회장과 박지만씨의 유착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만큼 두 사람 사이에 위법한 거래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금감원이 지난해 3월 강원도민저축은행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 민주당 A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당시 김문기 강원도민저축은행장이 회삿돈 3억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으나 검찰에 수사의뢰하지 않아 압력이나 로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그러나 A의원은 “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부탁 받은 적이 없다”며 “다만 금감원이 고압적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금감원 간부가 찾아왔을 때 저축은행 검사 시 포괄적으로 소명을 잘 들어봐라 정도 얘기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삼화저축은행 피해자 22명은 삼화저축은행과 전·현직 금감원장, 한국은행 전직 고위간부, 국가 등을 상대로 7일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계획이다.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진 이후 첫 민사소송이다.

이용훈 기자, 춘천=정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