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옥션 조정열 대표 “스토리텔링 기법 등 재미있는 경매 도입할 것”
입력 2011-06-06 18:39
“매일 미술품을 보면서 생활하니 즐겁고 행복해요.”
지난 3월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의 새 수장을 맡은 조정열(44) 대표. 지난 주말 만난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그치지 않았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의 첫 여성 대표로 관심과 기대를 모은 그는 8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경매장에서 취임 이후 첫 경매를 연다. 출품작은 국내외 근현대미술품과 고미술품 등 모두 191점이다.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김환기의 ‘창공을 날으는 새’(추정가 7억∼9억원)는 그동안 K옥션과 거래가 없던 소장자가 전화로 위탁을 해왔어요. 저희 옥션을 믿는다는 것이겠죠. 후발 주자인 K옥션이 이제 대세가 되려나 보다 싶어 기뻤어요.” 국내 미술품 경매사는 1998년 설립된 서울옥션과 2005년 발족한 K옥션이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20여년간 한국 유니레버와 로레알, 세계적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마케팅 상무, 피자헛 전무 등 다국적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마케팅·영업 전문가다.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면서 배운 게 빠른 시일 내 영업성과를 올리는 일이에요. 미술은 생소한 분야지만 신뢰와 다양한 고객 확보가 중요하고, 결국에는 ‘사람 장사’라고 봐요. 생활용품, 의약품, 음식 등 성격이 전혀 다른 제품들을 판매했던 마케팅 기법과 그동안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취임 후 두 달 동안 작품을 고르고 가격을 매기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는 조 대표는 “투명한 가격과 공정한 거래 등 비즈니스 원칙을 잘 지키고, 테마가 있는 경매, 스토리텔링을 도입한 재미있는 경매로 일반 컬렉터들이 미술품을 쉽게 구입하고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 다각화의 방안으로 “시계, 보석, 와인 등 고급스럽고 소장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을 경매에 부치는 게 꿈”이라며 웃었다.
글·사진=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