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선박 수주, 세계 1위 중국 압도

입력 2011-06-05 18:40


한국 조선업계가 올 들어 선박 수주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집중 수주하며 세계 1위 중국을 압도한 것이다. 이런 추세면 올해 한국이 연간 기준으로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세계 선박 수주량 227만4168CGT(총톤수)의 65.3%인 148만4140CGT를 수주하며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국가별 1위를 달렸다. 반면 중국은 30만985CGT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1∼5월 수주량도 세계 수주량(1201만4143CGT)의 53.9%인 647만5489CGT로 중국(339만5520CGT)을 앞서고 있다.

수주액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은 지난달에만 중국(4억5000만 달러)의 10배가량인 41억6200만 달러를 수주했다. 1∼5월 수주금액도 233억9000만 달러로 중국(59억4200만 달러)의 4배에 달한다. 양적 및 질적으로 모두 중국을 제친 것이다.

수익성도 좋다. LNG선은 한국 등 조선 선진국만 건조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가격은 척당 2억 달러를 넘는다. 지난달 현대중공업은 LNG선 3척을 6억 달러에, 대우조선해양은 2척을 4억 달러에 수주했다(옵션 제외). 삼성중공업도 올 들어 4척을 10억 달러에 수주했다. 클락슨은 일본 원전 사태에 따른 청정에너지 대체 수요 등으로 2015년까지 세계적으로 LNG선 총 120척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 선박도 한국 조선업계에 효자가 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새 환경기준(Tier 2)에 따르면 올해부터 건조되는 모든 선박의 질소산화물 배출은 엔진 1㎾h당 14.4g 이하여야 한다. 국내 업계는 대부분 이 조건을 충족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를 연료로 사용, 기존 벙커C유 엔진보다 질소화합물(NOx)의 80%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추진 시스템을 지난달 개발했다. 현대중공업도 이달 자체 개발한 가스 선박엔진 ‘힘센(HiMSEN) H35G’를 생산할 예정이다. STX조선해양은 이미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2013년 도입이 예상되는 IMO 차기 환경규제인 EEDI(선박제조연비지수) 인증을 받았다.

반면 중국 조선업계는 주력인 벌크선 공급 과잉과 시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상황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향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 및 고유가 추세 전망에 따라 한국에 기술경쟁력이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