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커넥션] ‘캄보디아 PF’ 4천억 행방 미스터리
입력 2011-06-05 18:23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주목하는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개발 사업은 4000억원이 넘게 투자된 대형 사업이다. 부산저축은행은 9개의 차명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2005년 8월부터 캄보디아 캄코시티 개발사업에 3534억원, 2007년 8월부터는 씨엠립 신국제공항 개발에 661억원 등 모두 4195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형식으로 투자했다. 지금은 대부분 사업이 중단돼 자금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은 대출금 중 일부가 조세피난처에 세워진 페이퍼컴퍼니 5∼6곳에 흘러 들어간 정황을 잡은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캄보디아 SPC 중 하나인 캄코에어포트 사장 성모씨를 불러 대출금 사용내역 자료를 제출받고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조사했다. 대검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 개발 사업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부산저축은행 2대 주주인 박형선(59·구속) 해동건설 회장이 이 사업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동건설은 2009년 캄보디아 현지에 해동엔지니어링&건설을 설립했다. 이 업체는 부산저축은행의 9개 SPC와는 별개 회사지만 검찰은 서로 밀접하게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9개 SPC의 실소유주가 박 회장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회장은 광주일고 동문인 김양 부회장 등 부산저축은행의 경영진이 2006년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동행하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