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가로스 휩쓴 황색돌풍 세계로 뻗는다… 중국 리나 아시아국가 첫 메이저 테니스 우승

입력 2011-06-05 18:10

중국의 리나(29·세계 7위)가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단식을 제패, 세계 여자테니스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동안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39·미국)이 1989년 역대 최연소로 프랑스오픈을 제패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 국가 출신이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리나가 처음이다.

중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복식에서 리팅-쑨톈톈이 금메달을 따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정제-옌쯔가 동메달을 합작했다. 2004년 10월에는 리나가 중국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2005년 1월에는 정제가 투어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2006년 1월에는 정제-옌쯔가 호주오픈 여자복식을 제패하며 메이저대회 정상에 우뚝 섰고 이들 복식조는 그해 6월 윔블던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 윔블던에서는 정제가 중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했고 지난해 호주오픈 4강에는 정제, 리나가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마침내 올해 리나는 호주오픈 결승까지 올라 중국세의 급성장을 이어갔다.

중국 여자테니스가 급성장한데는 상금 대부분을 개인이 가지도록 하는 국가 정책이 큰 몫을 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국가차원의 특별 지원과 간섭을 줄이는 대신 ‘Fly Alone’ 정책을 실시, 개인의 자율적인 훈련과 대회 참가를 보장했다. 그동안 선수들은 상금의 65%를 정부에 바쳐야 했지만 12%로 줄어들면서 개인수입이 그만큼 늘어났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자기비용으로 유럽 코치들을 고용하며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에 이르렀다. 리나도 올해 성적이 부진하자 남편인 코치 장산을 해임하고 덴마크 대표팀 감독 출신인 미하엘 모르텐센을 영입해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한편 5일(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리나는 지난해 챔피언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5위·이탈리아)를 2대 0으로 완파하고 우승상금 120만 유로를 거머쥐었다. 남자단식에서는 연승을 달리던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가 준결에서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에 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 연승 기록은 41에서 멈췄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