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께 담대하게 요청하자

입력 2011-06-05 17:53


마가복음 16장 17∼18절

판자촌에 살던 저는 천막교회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때 담임이신 전종수 목사님께서 믿음으로 기도하면 된다며 노래를 가르쳐주셨는데 지금도 그 가사를 기억합니다. “3만2500가지 하나님 약속했으니 땀 흘려 믿고 구하면 반드시 이뤄지리라. 신실한 약속하신 주. 기도의 응답 주시니 전보다 더 좋아지네.”

그 찬양을 좋아하는 저에게 마가복음 16장 17∼18절, 오늘 본문이 부딪혀왔습니다. 믿는 자들이 귀신을 쫓아내고 병든 자를 고친다고 했으니 믿는 저도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한 것입니다. 저는 직접 확인해 보려고 치질로 고생하는 동생을 불러놓고는 온 힘을 다해 기도해줬습니다. 그날 밤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설렘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동생을 불러 어떠냐고 물었더니 동생은 더 아파졌다며 울상이었습니다. 그때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말씀에 기록되어 있으니 계속 기도를 했습니다. 귀신도 내쫓게 하시고 병자도 일으키게 하시어 말씀을 증거해 달라고 말입니다(막 16:20). 세월이 지나 저는 목회자가 되었고 집회를 인도하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은 청년들 연합집회를 인도하는데 귀신이 한 청년에게 들어가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눈이 돌아가고 등이 활처럼 휘기 시작했습니다. 입에서는 거품이 나왔습니다. 강단 아래로 내려가 이마에 손을 얹고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명하노니 평안할지어다”라고 세 번을 말했는데 귀신이 떠나갔습니다. 그 후로도 놀라운 일들을 많이 경험하였습니다. 만약 동생의 치질이 더 아파졌다고 했을 때 실망하고 뒤로 물러났다면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었을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지 말라며 협박을 받고 돌아온 베드로와 요한이 그 사실을 교회에 알렸을 때 한마음이 되어 기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때의 기도는 결코 수동적이지 않습니다.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오며 손을 내밀어 병을 낫게 하시옵고 표적과 기사가 거룩한 종 예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게 하옵소서”(행 4:29∼30)라며 적극적으로 기도합니다. 성령 충만을 받은 그들은 핍박받을 줄 알면서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합니다(행 4:31). 또한 초대교회 가운데 계속해서 표적이 나타납니다(행 5:12∼16, 6:8, 8:4∼8, 8:12∼13).

저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 중 하나가 하나님 앞에 담대하게 요청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악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강퍅해진 것 같습니다. 마귀가 교회 부흥을 막고 그리스도인으로 능력 있는 삶을 살지 못하게 막으려고 발악하는 것 같습니다. 깜깜한 흑암 가운데 교회와 성도들이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께서 만왕의 왕이시오 만주의 주이십니다. 하나님은 믿음을 갖고 담대하게 간청하는 자에게 능력을 주시고 세상을 이기게 하시며 사람들을 살리게 하십니다.

초창기 교회에 비해 지금의 한국교회는 가진 게 많습니다. 교인도, 좋은 건물들도 많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고 각종 세미나도 넘칩니다. 돈도 있고 수완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적 능력은 옛날만 못합니다. 넉넉하다 보니 절박함이 없어서인지 부르짖음이 약합니다. 하나님께 영적 권세를 달라고 담대하게 요청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다시 목마른 자가 되어 부르짖고 하늘의 교회 가운데 권세를 부어 달라고 담대하게 요청한다면 다시금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안희환 목사 (예수비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