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밀알 농사공동체 이끄는 이동인 목사 “한국땅 잘 적응한 탈북자들 北 선교 주역 될 것”

입력 2011-06-05 17:40


이동인(48·새사람교회) 목사는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 전문 사역자다. 탈북자 출신이 아닌 그는 탈북자들과 같은 눈높이에 있기 위해 노력한다.

이 목사는 지난 5월 탈북자 10여명과 ‘한민족 밀알 농사공동체’를 만들었다. 공동체원들은 말씀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중보하며 직접 농사를 짓는다. 이들은 공동체를 발판으로 한국 땅에서의 안정적 정착과 북한선교를 꿈꾼다.

이 목사는 2008년 ‘한국기독교탈북민정착협의회’가 주관하는 수련회에 교사로 참가했다가 돌아오며 탈북자들을 위한 신앙 공동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2002년부터 수련회에 참석해 탈북자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경제적으로 후원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과 교감을 이룬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정착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심지어 범죄의 길로 빠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탈북자들은 정부로부터 정착금을 받아 사업이나 취업을 하지만 자리 잡는 것이 쉽지 않다. 동대문경찰서 외사계 이우성 경사는 “탈북자들을 얕보거나 적대감을 품고 폭행, 사기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며 “그 피해로 인해 탈북자들도 한국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져 역으로 보험사기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3년에 걸쳐 공동체가 거할 장소와 농사지을 땅을 구하기 위해 기도했다. 그 결과 지난달 경기도 양평군 여교역자안식관(대표 김화자 목사)에서 땅을 제공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수련회를 통해 알게 된 탈북자들 중 직업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연락했다. 그들에게 신앙공동체 이야기를 꺼내고 함께 동참할 것을 권했다.

공동체에 참여한 이철(30)씨는 “탈북 후 7년 동안 한국에서 공사현장 막노동, 공장 일 등을 했지만 나를 가족처럼 받아 주는 곳은 없었다”며 “공동체를 통해 제대로 정착해 다른 탈북자들과 북한의 가난한 동포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우리 공동체원들이 한국 땅에 잘 적응해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데 앞장서고, 나아가 평화통일과 북한 선교의 주역들이 되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