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협박에는 의연, 도발에는 단호해야
입력 2011-06-05 17:36
북한은 지난달 30일 남한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어 1일 남북 간 비밀접촉을 국제외교관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남측 정부와 ‘더 이상 상대 안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2일에는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을 제정했다고 공개했다. 현대그룹이 갖고 있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나라 법인, 개인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의 금강산 관광재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은 3일 남한 일부 예비군 사격 훈련장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정은 부자의 초상화를 사격 표적지로 이용한 것을 놓고 “조선인민군 육·해·공군 및 노농적위군 부대들은 실제적이고 전면적인 군사적 보복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우리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격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봐 실제 군사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북한의 ‘몽니’와 공갈·협박에 일일이 맞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북한이 압박 강도를 높이는 데는 노림수가 있다. 이를 철저히 분석하고 예측 불가한 망동에 맞서야 한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서는 주저 없이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이미 북한 무력 도발에 대한 군 최전선의 대응전략이 과거와 달리 ‘선 조치 후 보고’로 수정된 상황인 만큼 그대로 하면 된다.
그러나 일부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씨 3대 얼굴을 표적지로 사용한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 북한이 군부대 훈련소나 각종 운동경기에서 우리와 미국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사격장 표적지에 김씨 일가 얼굴을 사용한 것은 성숙한 자세가 아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일관성과 원칙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는 것은 향후 남북 교류협력의 대원칙이고 전제다. ‘선 사과, 후 교류’의 원칙이 무시되는 북한과의 그 어떤 대화도 무의미하다. 북한의 최근 전방위 대남압박에 보다 의연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