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연 ‘예술하는 습관’… 연극계 내부 속사정 극중극 형식으로 담아

입력 2011-06-05 17:14

“번역극을 할 때면 항상 원작에 가깝게 할 것인지, 우리 문화에 맞춰 수정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죠. 번역극은 어떤 면에서 우리 연극보다 더 어려워요.”(오지혜)

연극인들의 생활과 삶, 창작의 고통에 대해 진지하게 풀어낸 ‘예술하는 습관’이 22일부터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앨런 베넷 원작으로 영국에서는 2009년 초연된 작품이다.

극중극 형식인 이 연극은 영국 시인 위스턴 휴 오든과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이 한때 연인이었다는 사실에 착안한 작품이다. 오든과 브리튼이 재회했다는 설정을 전제하고, 연극 안에서 오든과 브리튼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이 공연된다. 이 연극을 연습하기 위해 배우와 연출이 극장에 모이는 게 1막의 시작.

박정희 연출과 배우들은 국내 관객에게 생소한 이 작품을 처음 소개하며 대사와 액션에 묻어 있는 문화적 차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2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 연출은 “연극 연습실을 매개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조망하는 작품”이라면서 “최대한 원작을 살려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사에 한국 속담을 인용하기도 하는 등 매끄러운 각색에 신경을 썼다.

배우 양재성씨는 “위스턴 휴 오든과 벤저민 브리튼이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어서 관객들이 어렵게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호재 양재성 오지혜 민복기 백익남 등 출연. 7월 10일까지 공연되며 티켓 가격은 1만5000∼4만원선.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