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도 美 신용등급 강등 경고

입력 2011-06-03 18:31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리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 연방정부 부채 상한선 연장을 놓고 힘겨루기 중인 백악관과 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신용평기기관 무디스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앞으로 6주 내에 부채 차입 상한선을 높이는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신용등급은 최고등급인 AAA이지만 막대한 재정적자와 급증하는 국가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무디스는 “차입한도를 높이는 문제를 두고 대립이 심해지면서 미국이 단기적 채무 불이행에 빠질 위험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의 메리 밀러 금융시장담당 차관보는 “미국이 모든 채무를 (계속) 이행할 수 있도록 의회가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음을 간결하게 강조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앞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4월 미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의 경고와 같은 이유다.

미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는 14조3000억 달러지만 지난달 16일자로 이미 한도를 넘어섰다. 백악관은 채무한도 상한조정을 요청했지만 미 하원은 지난 31일 상향조정안을 부결시켰다.

신용평가사들의 경고에도 미 의회와 정부 간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2일 워싱턴에서 공화당 초선 하원의원들과 만나 “여름까지 채무 불이행을 피하는 동시에 장기재정 계획에 대한 합의도 이끌어내겠다”며 낙관론을 폈다. 이에 공화당 의원들은 가이트너 장관이 재정적자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채 상향조정 시한은 8월 2일이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