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보금자리 후폭풍 아파트 값 ‘뚝’ 전셋값 ‘쑥’

입력 2011-06-03 18:32

수도권에 이른바 ‘보금자리 쇼크’가 재연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발표 이후 지구 인근지역 집값은 크게 하락한 반면 수도권 전셋값 상승폭은 커져 벌써부터 가을 전세난이 우려되고 있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주간(5월 28일∼6월 3일) 매매가격은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인 서울 강동구 및 경기도 과천시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두 지역의 매매가 하락률은 모두 -0.37%였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매매가 평균 변동률은 각각 -0.04%, -0.01%였다.

특히 강동구 재건축 단지의 경우 고덕동 고덕시영(72㎡)의 시세는 한 주 동안 3000만원이 떨어져 6억6000만∼7억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둔촌동 둔촌주공2단지(82㎡)도 8억6000만∼8억8000만원으로 2500만원 정도 떨어졌다. 보금자리주택 발표 이후 매수세가 사라진 과천 역시 부림동 주공8단지(89㎡)와 원문동 주공2단지(52㎡)가 1000만∼150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이후 집값 하락 우려에 매도를 서두르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재건축은 물론 일반 아파트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반등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보금자리주택 발표에 따른 매매 기피 현상과 미리 움직이는 학군 수요, 재건축 등 개발이주 수요 등이 몰리면서 전세시장이 조기 가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서울 강북(2.39%) 지역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아뉴타운 내 신규 아파트는 소형 면적대도 2억원 이하로는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1차(86㎡)는 2억∼2억5000만원으로 3500만원이나 올랐다. 광진구 역시 매도·매수자 간 가격 괴리감이 커지면서 매매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유입,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