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수능’ 예고한 모의평가 후폭풍… ‘변별력 제로’ 논란
입력 2011-06-03 21:36
2012학년도 6월 모의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수험생과 학부모가 불만을 터뜨렸다. ‘물 수능’에 대한 찬반 논란도 불거졌다.
모의 평가 이튿날인 3일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홈페이지에는 ‘변별력 저하’를 비난하는 수험생의 항의가 줄을 이었다. 한 수험생은 “이번 모의고사는 누가 더 잘 외웠느냐, 덜 실수했느냐 하는 암기시험에 가까웠다”고 비판했다. 다른 수험생도 “언어영역에서 20∼30점 오른 학생이 많다”며 “다른 모의평가에서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적은 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조효완 회장(은광여고 교사)은 “시험이 쉬워 1∼3등급의 격차가 확 줄면서 실수에 따라 등급이 좌우되는 부작용이 걱정된다”며 “EBS 연계 취지는 좋지만 EBS 문제를 그대로 내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모의 평가에서 영역별 만점자가 1%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투스청솔교육평가소는 영역별 만점자가 최대 4%(수리가형)∼최소 0.9%(외국어영역)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부의 ‘쉬운 수능’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승현 정책실장은 “시험이 어려워지면 상위권 변별력은 있지만 중위권과 하위권 학생의 변별력은 사라진다”며 “대학도 수능 점수 1∼2점 차로 학생을 선발하려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영역별 만점자 1%’ ‘EBS 연계 70%’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를 통해 본 수능의 방향을 최종 결정한다”며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을 줄이는 정부 정책에 맞춰 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쉬운 수능에 맞는 대입 전략을 소개하는 입시설명회도 이어진다. 4일 EBS가 입시설명회를 열고 메가스터디, 대성학원 등 입시업체도 4∼6일 입시설명회를 개최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