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전장비 핵심기술’ 前경영진이 중국 유출
입력 2011-06-03 18:24
절전장비 업계 선두 기업의 핵심기술을 중국에 빼돌린 회사의 전 경영진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기술유출 피해액이 8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3일 회사의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법 위반 등)로 중소업체 K사 전 부사장 배모(50)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K사는 전기 저항으로 손실되는 열에너지를 유효에너지로 전환해 절전 효과를 내는 절전관리장비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는 동종업계 선두기업이다.
배씨 등은 K사의 부사장과 기술이사로 근무하면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싱가포르인 리모(48)씨 등과 공모해 K사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09년 12월 한국과 중국에 공장을 세운 뒤 K사에서 빼돌린 기술로 모조제품을 만들었다. 특히 중국 공장에서는 K사의 상표를 붙인 동종제품 21만1000여개(42억원 상당)를 만들어 이란 등 제3국에 수출하려 했다.
K사의 고위 경영진으로 근무하던 배씨 등은 핵심기술에 접근하는 데 제한이 없었다. 경찰은 이들이 처음에는 이메일로 기술을 유출하다 퇴사 후에는 서류를 박스에 담아 유출했다고 전했다. 배씨 등은 K사의 기술을 자신들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특허 출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