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 정부”… 與野 비밀접촉 이틀째 난타

입력 2011-06-03 21:41

김황식 국무총리는 3일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 의혹에 따른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주장과 관련, “이번 사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SOFA 규정 중 미흡한 부분을 검토해 필요시 개정작업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정부의 환경주권 행사를 가로막는 SOFA 개정을 제기해야 한다고 하자 이같이 답했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한·미 양국군이 1968년 비무장지대(DMZ)에 고엽제를 살포했을 때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서부전선까지 작전지역에 포함돼 GOP(전방초소) 사단 전체에 고엽제가 뿌려진 사실이 확인됐다며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당시 동부뿐 아니라 서부전선까지 고엽제를 뿌린 게 맞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전선에 구분 없이 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뿌려진 게 맞다”고 했다.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폭로 여진은 이틀째 대정부 질문에서도 계속됐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기업에서도 중요한 협상이 결렬되면 담당 임원이 사표를 쓰게 마련”이라며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이번에 폭로된 남북 정상회담 제의 방식을 보면 ‘돈봉투’ ‘구걸’ 등 지난 정권의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며 “‘도루묵 정부’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박 의원은 ‘돈봉투’의 정체에 대해 “(북측에) 1만 달러가 건네졌고 교통비와 호텔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총리는 “(정상회담을) 애걸하거나 돈봉투로 매수한 것은 아니다”면서 “북한이 밝힌 내용은 상당히 왜곡됐다. 의원들의 ‘돈봉투’ 언급을 북한이 보면 굉장히 즐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전대미문의 무책임한 폭로 행태이자 저잣거리에서나 있을 법한 얘기”라며 “북한의 의도는 남남갈등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돈봉투 준 것이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느냐”고 압박하자 현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