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폭로후 ‘한반도 정책’ 바뀔까… 캠벨 차관보, 미묘한 시점에 訪中
입력 2011-06-03 18:24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오는 6일쯤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2일(현지시간) 알려졌다. 그가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예측된다.
캠벨 차관보의 한·중 방문 시점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폭로 직후라는 점에서 한반도 문제가 깊숙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북한 고위당국자들과 면담을 하고 돌아왔고, 북한 식량상황 조사팀이 이번 주말 조사활동을 마치고 귀환할 예정이어서 식량지원 문제도 협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한·중 방문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결과에 대해 미·중의 좀 더 진전된 평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특히 북한의 비밀접촉 폭로가 남북관계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중국에 상당한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날 “비밀접촉 폭로는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한의 최소한 요구를 맞춰주지 못하고 짜증을 내는 형국”이라며 “북한 상황변화를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상황과 식량지원은 별개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조만간 결정될 식량지원 여부는 북·미 관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북한은 킹 특사의 이번 방북에서 미국의 요구조건을 사실상 수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은 2008년의 식량배분 때와 올해 세계식량계획(WFP)과 북한 간 합의된 조건보다 더 강화된 수준의 모니터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북한이 어느 정도 수용했다는 것이다.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한·미 간 미묘한 시각차도 노출됐다. 킹 특사는 이날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한국은 우리의 식량지원을 원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한국 내 비정부기구(NGO)의 식량지원은 허용하고 있다”며 “(한·미가) 많은 이슈에 대해 동의하지만 일부 이슈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량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이견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미국이 식량 지원을 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도 풀이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