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일파만파] 폭로전 자제한다며… 여야, 계속 난타전
입력 2011-06-03 18:04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3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여야의 무차별적 폭로로 국민의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저축은행 사태를 둘러싼 폭로전 중단을 제안했다. 황 원내대표는 또 상대 당 의원의 비리 의혹에 대한 발언을 할 때 사전 확인 절차를 거치자고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합의했다는 구체적인 휴전안까지 소개했다. 하지만 여야의 난타전은 이날도 계속됐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축은행 게이트는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된 인사로 시작된, 예고된 권력형 민생재앙”이라고 주장했다. 당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 출연, “부산저축은행과 여권의 유력 정치인 간 연결고리인 브로커 박태규씨가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으로부터 지난해 7월 6, 13일 두 차례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옆 커피숍에서 6억원을 받았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삼성과 포스코가 어떤 회사냐, 유력 정치인이 도와주지 않고선 부산저축은행 증자에 나설 리 없다”며 저축은행 출자와 건설업체 대출 과정에 정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주장도 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어 “제가 감옥 갔던 것 가지고 (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식이면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사람으로 선거를 관리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자신이 보해저축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상향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청와대 주장에 대해 “그렇게 바보 같은 사람들이 청와대에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이 꼴을 당하는 것”이라며 “BIS 기준은 대통령도 바꿀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트위터 글을 통해 박태규씨와 관련, “과거 두 차례 정부 때 유력 인사들의 스폰서로 유명한 사람”이라며 전 정권으로 화살을 돌렸다. 또 전날 김진표 원내대표의 부산저축은행 캄보디아 투자 개입설을 주장한 신지호 의원은 BBS 라디오에 출연, “김 원내대표가 ‘캄보디아에 가긴 했지만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들을 만나지 않았고 잘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지만 그 말의 진실성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