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까지 댄스 가수로 무대에서 살아남겠다”… 원조 아이돌 장우혁, 5년 만에 새 앨범
입력 2011-06-03 17:43
댄스 가수의 수명은 언제까지일까. 아이돌 그룹에서 춤으로 어필한 가수들은 몇 살까지 가요계에 ‘생존’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답을 제시할 만한 인물로 첫 손에 꼽힐 만한 가수가 있다면 바로 장우혁(33)일 것이다. 1996년 HOT로 데뷔한 ‘1세대 아이돌’이자 데뷔 이후 ‘댄서’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가수이기 때문이다. 그가 가는 길이 곧 ‘아이돌의 미래’가 되는 셈이다.
2006년 솔로 2집 이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고 해외 활동 등에 주력했던 장우혁이 5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명은 ‘아이 엠 더 퓨처(I AM THE FUTURE)’. ‘가수 장우혁’의 미래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장우혁은 “50대까지 댄스 가수로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라며 무대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어떤 퍼포먼스를 했을 때 누군가 ‘장우혁 춤 죽이더라’라고 말하면 그걸로 만족해요. 보통 사람이 느끼는 행복은 못 느껴도 괜찮아요. 그래서 아직 결혼에도 관심이 없어요. 무대에 계속 서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예요.”
그는 지인들로부터 ‘남들처럼 놀기도 해라’라는 말을 자주 들을 만큼 절제하며 산다고 했다. 장우혁은 “자기 관리만 철저히 하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댄스 가수로 계속 활동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 앨범의 타이틀곡 ‘시간이 멈춘 날’을 통해 그는 느리면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버퍼링 댄스’라는 춤으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에서 동영상을 본 팬들이 ‘버퍼링이 걸린 줄 알았다’며 지어준 이름이다. 장우혁은 “이번 앨범을 앞두고 (댄서) 친구들이랑 지하 안무연습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저는 확실히 (춤을 주력으로 삼는) ‘퍼포먼스형 가수’예요. 노래와 춤의 비중이 50대 50이에요. 누군가가 저보고 ‘그런 건 가수가 아니다’라고 말해도 상관없어요.”
장우혁은 이어 팬에게 거듭 고마워했다. “팬이 줄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과거에 저한테 마음의 50%를 쏟았던 팬들이 나이가 들면서 3%만 쏟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마음은 계속 갖고 계시는 거죠. 그런 분들을 위해 뭔가를 해드리고 싶은데 팬 미팅이나 콘서트를 여는 것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여서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이번 음반을 내고 팬들로부터 ‘노장은 죽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음반의 성패와 관계없이 이미 전 성공했다고 자부하고 있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