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기독교 윤리란 무엇인가
입력 2011-06-03 17:30
기독교 환경윤리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전 세계인이 지구의 보고인 자연 환경의 중요성을 상기하고 친환경적 삶의 실천을 다짐한다. 이즈음 국내외에 걸쳐 들려오는 여러 환경 관련 뉴스가 환경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북돋우고 있다. 두 달 전 발생했지만 계속해서 위험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독일 정부,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된 오이를 먹고 독일인 14명이 사망한 사건, 미군 기지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체에 치명적인 고엽제, 대규모 준설공사 중 낙동강 지류에 형성된 강바닥 침식 현상 등이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독교인은 환경문제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더 나아가 문제 해결을 위한 윤리적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 하늘과 땅은 하나님의 창조물이고 그의 소유이기 때문이다(사 66:1∼2). 창조세계가 혼란과 고통을 겪게 된 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탐욕과 착취에서 비롯되었다.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물에 대한 문화명령(창 1:28) 책임을 직간접적으로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는 환경윤리 과제를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요청받고 있다. 다른 어떤 종교보다도 창조신앙에 근거해 자연친화적 삶과 더불어 현안의 환경문제 해결 노력에 앞장서 경주해야 한다. 이는 선교사명 못지않은 교회의 시대적 사명이다.
환경윤리는 신학적 토대가 분명해야 한다. 우선 자연을 대하는 자세에서 인간의 생존과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는 차원을 고찰하는 개인주의적이고 인간중심적인 윤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윤리는 생태학적 위기에 직면한 환경문제 해결 시도 자체를 인간의 자기 보전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추구하는 것이므로 근본적인 한계성을 지닌다. 지극히 이기적이어서 결국 자기 파괴적이 되고 만다. 대규모 식량 생산을 위해 농작물의 유전자를 조작한다든지, 휴양 목적을 위해 땅을 개발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그렇다.
인간의 우월성을 배제하기 위해 생태계 자체에 본래적 가치를 인정하려는 생명 중심적 윤리로 전환해서도 안 된다. 이런 윤리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신종 환경윤리 체계로서 동양철학, 시스템 이론, 원시종교, 토속문화 등에서 배태된 것이다. 인간이 아닌 모든 창조물에 대한 안녕과 가치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전체론적 입장이기는 하지만 신비주의적 자연 영성에 기초했기 때문에 자연을 신성화하는 결정적인 오류를 범하게 된다.
기독교가 취할 환경윤리는 인도의 환경신학자 켄 그나나칸이 주장하는 ‘신 중심주의적 윤리’이다. 이 윤리는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복종과 그에 따른 자연에 대한 책임적 자세에서 정립된다. 만물은 오로지 창조주이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그 존재 의미와 목적을 갖게 된다. 인간을 포함한 만물은 하나님을 위해 봉사한다는 입장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청지기로서 자연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임무를 온전히 수행해야 한다. 상처받은 지구를 보호하고 치유하는 사랑을 드러내야 한다. 더불어 친환경적 삶의 방식과 선도적 노력을 통해 환경문제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강병오 교수 (서울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