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일해 4320원도 못받는 노동자 중 60%가 여성… 아줌마들 화났다

입력 2011-06-03 17:38


“높으신 양반들, 한 달에 90만원으로 살아보세요.” “1시간 일해서 밥 한 끼 제대로 사먹을 수 없습니다!” 50, 60대 아줌마들의 고함소리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울려 퍼졌다. 지난 1일 생생여성노동행동 주최로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 요구 여성계 캠페인에는 저임금 여성노동자 80여명이 참가했다.

안현정 전국여성노조 사무처장은 “지난해 최저임금인상률은 2.8%였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9%였다”며 “올해는 최저임금이 5410원(시급)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법정 최저임금은 시급 4320원이다. 2012년 최저임금은 이달 29일 결정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여성계가 앞장서는 것은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노동자 450만명 중 여성이 60% 이상이기 때문이다.

전문직여성한국연맹(BPW 한국연맹)도 지난달 21일 서울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남녀 동일노동 동일임금(Equal Pay Day)’ 캠페인을 펼쳤다. 전국 25개 지부 회원 100여명이 참여한 이 캠페인에서 연맹 측은 “우리나라 정규직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1년에 97일을 더 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일을 해도 남성이 월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1만2000원밖에 못 받는다는 것.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녀 평균임금 격차는 한국이 38.8%(동일노동 종사자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38.8% 적다는 의미)로 가장 컸다. OECD 국가 평균 격차(16.0%)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