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 “축구로 희망·건강 찾았어요”

입력 2011-06-02 21:35

노숙인으로 구성된 축구팀들이 한 곳에 모여 그간 쌓은 실력을 뽐냈다.

2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2011년 서울시장배 노숙인 자활축구대회’가 열렸다. 노숙인 보호시설을 대표하는 10개 축구팀 선수들이 대회에 참여해 실력을 겨뤘다. 시는 노숙인들이 땀을 흘리면서 팀워크를 체험하고, 자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해 대회를 마련했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양평쉼터’ 팀으로 출전한 김모(40)씨는 상반신 왼쪽이 마비돼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지만 1년 전쯤 축구를 시작하면서 몸 상태가 좋아졌다. 김씨는 “쉼터 자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자활에 성공해 배우자를 만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 갈월동 ‘다시서기’ 팀 선수인 또 다른 김모(43)씨는 축구를 시작한 뒤 꾸준히 저축을 해 900만원을 모았고, 임대주택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용답동 ‘비전트레이닝센터’ 황모(53)씨는 “약물복용 후유증으로 한때 고개를 똑바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지만 이제는 축구 팀 일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대회는 10개 노숙인 축구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부를 가렸다. 본 경기에 앞서 오는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의 국가대표팀과 ‘독수리연예인 축구팀’의 친선경기도 열렸다. 이정관 시 복지건강본부장은 “노숙인들이 축구를 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조속히 사회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