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은 중국고섬 상장폐지 說… 說… 說
입력 2011-06-02 22:03
불투명한 회계 문제 등으로 지난 3월 22일 매매가 정지된 중국의 섬유 생산업체 중국고섬의 주주들이 국내 상장된 주식예탁증서(KDR)를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된 원주식으로 전환하면서 국내에서 중국고섬이 상장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고섬은 이날 공시를 통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고섬 KDR 40만2500주가 지난달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된 원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중국고섬 KDR은 지난달 2일과 9일에도 두 차례에 걸쳐 57만5000주가, 25일에는 32만5000주가 원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올 초 상장 때 3000만주에 이르렀던 KDR은 2813만1993주로 줄었다.
화폐 단위가 다른 외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진입할 때 유통의 편의성 때문에 보통 원주는 예탁결제원에 예탁하고, 원주 대신 받은 증서인 KDR을 상장한다. 투자자들은 두 시장의 주가 차이나 환율에 따라 KDR을 원주로 전환하기도 하고, 반대로 원주를 KDR로 전환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원주 전환이 늘었다는 것은 KDR보다 원주의 안전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업계는 국내 및 싱가포르 양 시장에서 똑같이 중국고섬의 거래가 정지돼 있는데 유독 원주 전환이 많은 것으로 미뤄 국내에서의 중국고섬 상장 폐지 개연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고섬이 한국에서만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지난달 말부터 업계에 파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래소 정미영 공시1팀장은 “중국고섬 상장 폐지와 관련해 어떤 논의도 진행된 게 없다”며 “이달 말 중국고섬의 감사보고서 등을 검토한 뒤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혹여 상장 폐지가 결정되더라도 원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상장 폐지 종목들처럼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